Dear Little Prince,

 며칠전에, 미야자키 고로의'게드전기'를 봤는데, 그의 아버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인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과 같이, 자신의 "이름"이 매우 소중하다는 주제였어. 그 "이름"이 바로 "나의 정체성"을 뜻한다고 생각해.. 그러고 보니 우리 어린왕자는 이름이 없네.. 그냥 '소행성 B-612호에서 온 작은 소년'일 뿐일까? 난 너를 알게 해 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일생을 좀 알아봤어.. 그는 무척이나 "하늘"과 "비행기"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람임을 잘 느낄 수있었단다. 너는 이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생텍쥐페리 그 자체라고 결론을 내렸어.. 그는 우리들에게 널 통해서  자신이 하고싶은 말들을 하고 있지.. 그래서 너는 생텍쥐페리 자신이고, 그 또한 너(어린 왕자)그 자체야..그는 너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보았던 거야. 1944년 7월 31일 오전 8시 30분, 그로노블-안시지역으로 마지막 출격을 허락받아 떠난 후 실종되었다지? 하지만, 난 알아. 그 또한 너처럼 사막에서 뱀에게 물려 빈 껍데기는 놓아둔 채(시신도 발견안되었지만) 이 땅을 떠나갔을 거라고...
 그렇다면, 생떼쥐페리는 널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내 생각엔 여우가 너에게 말해준 비밀인 것 같애..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볼 수 있다는 거야.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It is only with the heart that one can see rightly; 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  이 말은 눈에 보이는 것만 쫓는 나같은 어른들에게 하는 말이야. 조종사가 그린 첫 그림을 너처럼 마음으로 보지 못하고, 그냥 눈으로만 보고 '모자'라고 말한 나에게... 어떻게 해야 마음으로 볼 수 있을까? 나도 너처럼 상자속에 잠든 양을 보고 싶어.. 네가 만난 어른들(네 친구인 조종사는 빼고)은 정말 중요한 것을 볼 줄 모르는 사람들이야. 과대망상증의 권력가(왕), 겉치레가 강한 허영쟁이, 주정뱅이, 그저 소유하기위해서 주판만 두드리는 장사꾼, 변화에 무능력한 점등인, 세상과 동떨어진 (지리)학자, 약장수 등, 이 땅에 존재하는 여러 부류의 군상들을 보았구나. 나도 숫자에서 자유롭지 못해. 매달 받는 일정한 돈으로 아이들 교육비,생활비,저금,세금등 매일 숫자와 씨름을 하지..그리고, 아이들의 친구들도 눈에 보이는 숫자질문으로 그 아이들을 평가한 후에, 본질적인 질문을 하지. 또 나는 게을러져서 바오밥나무가 내 안의 정원을 삼키게 내버려두었어. 세째 아이를 낳은 후부터는 아이들에게 쫓기어 내 몸은 살이 찌고, 영어공부(자아계발)는 안하게 되었지. 이제야 정신차리고 주도적인 삶을 살려고, 내 정원을 둘러싼 바오밥나무를 완전히 뽑으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쉽지 않네. 어른들은 언제나 그래(Grown-ups are like that....). 세상이 이렇게 나를 야박하게 만들었다고 하면, 너는 이렇게 말하겠지?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요.(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
 또 하나, 생떼쥐페리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내와의 관계를 너와 '장미'의 이야기를 통해 중요한 메세지를 얘기하고 있지. "It is the time you have devoted to your rose that makes your rose so important.(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그 장미를 위해 소비한 시간이야.)" 그렇기 때문에, "네가 길들인 것에 넌 언제나 책임이 있어. 넌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You become responsible, forever, for what you have tamed. You are responsible for your rose...) 길들인다는 것은 굳이 김춘수님의 '꽃'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이가 있거나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키운 이라면 충분히 무슨 말인 지 알꺼야... 중요한 것은 길들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책임까지 져야한다는 거야.. 그래서 너는 지구에 온 지 일 년째 되는 날, 네가 길들인 장미를 책임지기 위해 다시 너의 별로 돌아간 거 아니니? 나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있어. 태어날 때부터 아니, 이미 뱃속에서부터 나에게 길들어져 있는 세 꼬마들, 지금 나 뚱뚱해졌다고 한심하게 쳐다보는 내 남편. 아무리 귀여운 아이들과 멋진 남자들이 많이 있어도 그들은 내게 아무 의미가 없어. 비록 이들이 장미처럼 까다롭게 굴더라도, 이들만이 나에게 있어서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존재들이지..내가 죽을 때까지 책임져야 하는...
 아아, 이제 너와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구나.  하지만 난 슬프지 않아. 너는 죽은 것처럼 보일뿐, 정말 그런 건 아니니깐..(I shall look as if I were dead;and that will not be true...)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듯이(What makes the desert beautiful is that somewhere it hides a well...), 지금 내가 바라보는 저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 바로 보이지 않는 너와 장미와 양이 이 지구얘기를 하며 웃고 떠들고 있기 때문이야. 나도 죽을 때 우리 아이들에게 유언을 남길꺼야.."몸은 낡은 껍데기와 같단다..낡은 껍데기 때문에 슬플 필요가 없단다.(It will be like an old abandoned shell. There is nothing sad about old shells...)" 너는 나에게 삶을, 사랑을, 우정을, 미움을, 질투를, 그리고 죽음을 가르쳐 주었단다.. 그리고,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 주었단다.. 내 마음에 조그마한 별을 심어 준 너와 생텍쥐페리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With all due respect,
2008년 5월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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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인샤이즈

"Life has taught us that love does not consist in gazing at each other, but in looking outward together in the same dir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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